오늘 영화를 보기 전에 선생님께서 서양 문명의 역사에서 중요하게 바라볼 부분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기억나는대로 적어보자면, 근대 유럽의 민주주의 및 사회주의의 발전 과정에 대한 것에서 첫째로 끊임없는 혁명과 반동의 반복 속에서 점차적으로 민주주의가 발전해왔다는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둘째로는 산업 혁명의 과정에서 발생한 계급분화와 격차 심화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주의로서 마르크스와 레닌으로 대표되는 급진적 사회주의와, 복지 국가의 개념으로 대표되는 점진적 사회주의로 나눠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서 공통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서양 문명의 특징으로, 공동체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개인을 높이는, 즉 개인의 자유와 평등과 같은 기본적 권리를 추구하는 개인주의를 들 수 있으며 이것이 서양 문명의 가장 큰 문화적 성과라는 말씀도 기억이 납니다. 오늘의 말씀은 그동안 수업시간에 이루어져왔던 강의들을 통해 최종적으로 우리가 얻어가야 할 결론이라 생각하며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호텔 르완다>라는 영화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서양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가, 세계화가 이루어진 오늘날에 이르러 어떤 한계를 갖고 있는지가 영화에서 잘 드러났다고 보는 것입니다.

근대 유럽 역사에서 중요하게 볼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민주주의의 성취를 위한 끊임없는 투쟁과 발전의 과정입니다. 실제로 19세기에 이르러 영국의 차티스트 운동과 같이 선거권과 같은 정치적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투쟁이 많이 일어났는데, 이를 가능하게 한 시초가 바로 17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의회 민주주의에 있습니다. 기존의 왕과 귀족 중심의 정치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투표를 통해 뽑은 의원들이 의회를 이루어 전반적인 국정 운영을 담당하는 의회 민주주의의 등장은, 평민 계층이 투표라는 간접적 행위를 통해서나마 자신들의 뜻을 국가 정치에 반영하는 길이 열렸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한 번 의회 민주주의가 도입된 나라에서는, 계속적인 선거에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의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적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나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권리는 나날이 증대되어가고 그에 따라 민주주의 체제 그 자체도 발전되어, 오늘날 각 국가들을 운영하는 중요한 정치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의회 민주주의가 여러 나라에 퍼질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 중의 하나로, 프랑스 혁명을 비롯한 많은 자유주의적 움직임을 겪으면서, 각국의 지배층이 이전의 절대왕정식 통치를 고집하는 것이 더이상 자신들에게 이롭지 않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의 의회 민주주의의 대상은 결국 "국가 안의 시민"들로서, 세계화로 인해 많은 나라들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서로 깊은 관련을 가지게 된 오늘날에 이르러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민주주의"의 무력함이 곳곳에서 드러나며, <호텔 르완다>에서도 그러한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르완다에서는 후투족 자치군이 UN이 주도한 평화협상을 파기하고 투치족과의 치열한 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UN의 평화유지군은 인도주의 원칙을 지킨다는 이유로 자치군에게 총을 제대로 겨누지 못하고, 미국과 프랑스 등의 선진국들은 내전의 종식보다는 자국민들의 안전을 챙기기에만 바쁩니다. 주인공인 폴 루세세바기나는 그들의 행태를 보며 "날 친구로 여기는 줄 알았어." "지금 이 꼴을 봐"라는 말로 절망을 드러내고 있으며, 같은 백인인 기자마저 "사람들이 끔찍한 일이라고 한 마디 한 뒤에 그저 하던 일들을 계속하겠지요"라는 말로 서방의 인도주의를 비관적으로 바라봅니다. 이러한 무관심 속에, 르완다의 사람들은 이유를 모른 채 그저 증오와 광기에 휩싸여 서로를 죽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평화유지군을 이끄는 대위의 말대로 "우리(서양) 눈에 자넨(아프리카)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 정치가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르완다에 나가있는 자국민들은 앞으로의 국내 여론과 정치 상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사람들이지만, 르완다의 현지인들은 그저 최소한의 인도주의적 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인 것이지요. 과거의 베트남 전쟁 때에는 그나마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의 문화가 미국 내에 확산되는 과정에서 반전 여론을 이끌어낼 수 있었지만, 90년대 중반의 상황은 70년대와는 달랐나봅니다. 국경을 넘어선 세계 단위의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는 한 이러한 무관심과 비극은 반복되리라고 봅니다.

물론 아프리카 국가의 내정에 선진국이 꼭 개입해야 하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대와 현대의 세계사를 살펴보면 당시 식민지 확장과 제국주의를 주도했던 나라들이 현재 아프리카의 혼란한 상황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2차 세계대전 이후 아프리카 지역에 신생국들이 생겨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의 국경을 살펴보면 다른 대륙의 나라들과 달리 반듯한 직선의 형태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신생국의 위치 및 경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부족의 분포와 서로간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편의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오래 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부족이 한 국가 안에 묶여있을 경우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로 미국이나 영국 등의 몇몇 선진국에서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국가 안의 부족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일도 빈번히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식민지였던 곳에 많은 다국적 기업이 진출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제3세계의 값싼 노동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이 때 노동의 낮은 값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지 주민들의 민주적 요구를 묵살할 수 있는 독재정권이 들어서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이 들어선 아프리카의 나라들 중 상당수가 독재정권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만약 민주주의 혹은 사회주의 정권이 세워질 경우, 어김없이 선진국의 경제적 압박과 내부의 쿠데타로 인해 정권이 무너지게 됩니다. 과거 칠레의 아옌데 대통령이 바로 이러한 정치적 과정의 대표적인 희생양이었습니다. 내부의 쿠데타 또한 미국과 영국 등의 나라의 선동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노암 촘스키나 장 지글러와 같은 지식인들에 의해 이미 여러차례 고발된 적이 있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이러한 두 번째 이유가 바로 "국가 민주주의"의 한계에서 비롯되거나 묵인되는 것입니다. 제3세계의 값싼 노동을 통해 들어온 값싼 수입품은 선진국의 복지 수준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지불함으로서 수입품의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그만큼 선진국의 시민들의 삶은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니까요. 실제로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까지 제3세계의 문제가 서방세계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오슬로 대학의 한국학자 박노자의 지적을 예로 들면 "노르웨이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임금 하락에는 단결하여 투쟁하지만, 제3세계의 저가 노동에 대한 문제는 신경쓰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세계의 노동자들에게 단결할 것을 호소했던 마르크스의 선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그나마 21세기에 들어 점차적으로 제3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몫을 제3세계에 정당하게 나누어주자는 움직임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상으로 "국가 민주주의"가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국가 이기주의"의 형태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선생님께서 옛 소련의 사회주의 혁명이 실패했던 배경 중의 하나로, 프롤레타리아도 권력을 잡으니 결국 과거의 귀족과 마찬가지로 부패했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호텔 르완다>에서도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진국의 시민들 또한, 국가 안에서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자기 국가에 해가 되지 않거나 이익이 된다면, 방조 혹은 암묵적으로 동조할 수 있는 이기적 집단으로 변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호텔 르완다>는 이러한 한계가 어떤 비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1990년대 중반의 르완다라는 시공간을 통해서 잘 보여주는 역사적 텍스트라고 봅니다.

다만 저는 서양 문명의 최대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개인주의와 민주주의 그 자체에 대해서까지 부정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문제는 개인주의나 자유주의 그 자체가 아닌, "국가"라는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에 한정되어 적용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일어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주의와 민주주의가 제3세계에도 올바로 적용되어 국가라는 틀을 벗어난 더 큰 단위의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이, 후투족과 투치족의 내전과 같은 비극을 막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리라고 봅니다. 실현 가능성에 있어서 의심의 여지가 많지만, 과거의 프랑스 혁명 당시의 시민들이 그러했듯, 오늘날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느리게나마 역사의 진보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Posted by ClauXewitz

 - 줄서기 유형을 미리 생각해놓고 가는게 좋을듯
  - 두줄서기, 두줄걷기, 한줄서기한줄걷기, 한줄만서기 정도로...
 - 선택적 인터뷰 : 행동 유형에 따라 질문을 달리 하여 2~3개정도로 짧게 물어보려고 생각했음
 - 스티커 붙이는 설문 방법도 있지만 참여율이 저조하고 구조적 질문에 맞지 않음
 - 설문지는 인맥을 동원해서...
 - 구체적인 조사 장소에 대한 고민 필요
  - 너무 긴 에스컬레이터는 피해야 함
 - 각 역에서 조사할 때마다 사전에 혹은 시간이 날 때 주변에 어떤 시설들이 있는지(직장, 학교, 주택단지, 쇼핑몰 등) 조사할것(시설들이 유동 인구 수에 영향을 주므로)
 - 장소에 따라 시간별 변화 또한 달라진다?
 -

1. 사람이 (적당히) 적은 경우
2. 사람이 많고, 그 중에서 바쁜 사람들이 많을 경우(출근 시간의 직장, 학교 근처, 주택)
3. 사람이 많고, 그 중에서 바쁜 사람들이 적은 경우(퇴근 시간의 주택, 직장, 학교, 쇼핑몰 근처)

1. 사람들이 낮 시간에 자주 드나들만한 백화점 쇼핑몰 근처, 혹은 변두리에 있는 조그만 역의 출퇴근 시간 관찰
2. 출근 시간의 직장

Posted by ClauXewitz

1. 논문의 제목(가제)

한국인의 문화지체현상 : 에스컬레이터에서의 한줄서기와 두줄서기의 사례


2. 연구 대상 소개와 연구의 목적, 그리고 의의

최근 지하철과 같은 공공장소의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일종의 문화지체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시민질서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의 한줄서기 캠페인이 오랜기간 지속된 바 있다. 캠페인을 지속하면서 한줄서기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정부에서는 두줄서기를 홍보함으로써 기존의 한줄서기 습관을 바꾸고자 2007년도부터 새로운 캠페인을 전개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2년간의 홍보에도 불구하고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한 줄로 서서 다른 줄을 비우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위와 같은 현상을 하나의 문화 지체로 바라보고, 문화인류학의 방법론을 이용하여 조사를 수행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러한 행동이 어떤 배경에 의해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보고, 이에 대해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다시 말해 이를 하나의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라볼지, 아니면 나름의 이유와 의미를 가진 사회적 행동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의 연구는 문화인류학에서 하나의 사례 조사 연구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공공질서와 관련한 캠페인 활동이 공공 정책의 하나로 중요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어떤 행동을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알릴지에 대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학적 의의를 가진다고 볼 수도 있다. 

3. 차후 연구계획 및 일정

     활동

시수

세부 주제

세부 연구 계획 및 활동

조원 역할 분담

1주차

배경지식 조사

한줄서기와 두줄서기에 관한 기초자료 조사 (정부의 홍보활동을 비롯하여 주제에 관한 실태 파악에 도움이 될 자료 조사 예정)

전원 참여

2주차

현지조사 및 연구의 방향 결정

1주차에서 습득한 자료를 토대로 현지조사 및 연구의 방법 결정

전원 참여

3,4주차

현지조사

결정된 방법에 따라 현지조사 수행(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의 한줄서기 발생 정도 조사와 모의 실험 수행, 인터뷰와 설문지 조사 수행 예정)

한 주마다 조장과 조원 2명이 조사

5주차

문헌조사

기초자료 및 현지조사 결과를 연결하여 해석할 수 있는 자료 조사(문화지체와 관련한 다른 사례, 비슷한 상황에서의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 등등을 조사 예정)

전원 참여

6주차

조사결과 토의 및 정리

5주차까지의 조사 내용을 종합하여 주제에 대해 토의하고 하나의 통일된 내용으로 정리

전원 참여

7주차

논문작성

정리된 내용을 토대로 논문 작성

조원 중 1명이 작성, 나머지 조원들이 검토


4. 관련 연구의 검토

추광영, 이근용, 이재현, 송종현

2000 “2000년도 한국인 생활시간의 개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최기흥

2007 “승강기 안전관리제도의 문제점 분석에 관한 연구”, 한국안전학회

오만석, 박영도

2005 “한국인의 생활시간과 일상생활”,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재열

1999 “사회의식에 관한 사회조사연구 : 세계 각국의 사례”, 한국학중앙연구원

5. 보고서 예상목차

 1) 서론 - 학문적 연구대상으로서의 한줄서기와 두줄서기

  2) 본론

    ① 현재의 실태 파악

      - 정부의 한줄서기와 두줄서기 홍보와 그 배경

      - 일반 시민들의 한줄서기와 두줄서기에 대한 인식과 행동

    ② 한줄서기의 문화인류학적 배경

      - 한줄서기 행동과 관련한 사람들의 행동 원인

      -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과의 비교

    ③ 한줄서기의 사회적 의미

      - 다른 문화지체 사례와의 비교 및 유형화

      - 한줄서기의 문화적 해석

  3) 결론 - 한줄서기와 두줄서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Posted by ClauXewitz